글로벌 플라스틱 협약 협상, 나이로비 회의 이후에도 생산 감축 대립 지속

시장 개요

유엔 환경계획(UNEP) 주도의 정부간협상위원회(INC)는 법적 구속력을 가진 국제 플라스틱 오염 협약 마련을 목표로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2024년 11월 부산에서 열린 INC-5, 2025년 8월 제네바에서 열린 INC-5.2 속개 회의가 모두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협상 프로세스는 사실상 교착 상태에 빠졌다.

이후 INC 의장단은 협상을 재개하기 위한 로드맵을 마련했고, 그 일환으로 2026년 6월 30일부터 7월 3일까지 케냐 나이로비 유엔사무소에서 각국 수석대표(Head of Delegation)급 비공식 대면 회의가 열렸다. 이번 회의는 새로운 문안을 제시하는 자리가 아니라, 쟁점별 합의 영역과 이견 영역을 정리한 비공식 참고문서를 마련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

참고: IISD — INC-5.3 explainer

참고: UNEP — Intergovernmental Negotiating Committee on Plastic Pollution


1. 협상 로드맵과 향후 일정

▲ 유엔 플라스틱 협약 협상 로드맵 (2026년 하반기)

6/30~7/3나이로비비공식 회의완료 (개최 중)9/27~9/30방콕2차 비공식 회의4~6주 간격수석대표급화상 회의2026년 말~2027년 초INC-5.4공식 협상 (10일 이상)확인 필요: 10월 추가 회의 개최 여부는 재정 상황에 따라 유동적

나이로비 회의 이후에는 9월 27일부터 30일까지 태국 방콕에서 2차 비공식 대면 회의가 예정돼 있으며, 그 사이에는 4~6주 간격으로 수석대표급 화상 회의가 진행된다. 공식 협상 회기인 INC-5.4는 2026년 말 또는 2027년 초에 10일 이상 일정으로 열릴 전망이다.

참고: Foresight — Plastic Pollution Treaty Roadmap


2. 핵심 쟁점 — 생산 감축을 둘러싼 대립

협상의 가장 첨예한 쟁점은 플라스틱 1차 생산량 자체를 규제 대상으로 삼을지 여부다.

  • 고야망 연합(High Ambition Coalition): 유럽연합과 다수의 남미·아프리카·태평양 도서국이 참여하며, 플라스틱 생산을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제한하는 조항을 협약에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 석유화학 생산국 그룹(like-minded group): 중국,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등 대규모 석유화학 생산 기반을 가진 국가들이 주축이며, 협약의 초점을 생산이 아닌 폐기물 관리와 재활용에 맞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려 화학물질과 특정 폴리머(PVC 등) 규제 여부도 두 진영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는 사안이다.

참고: Chemistry World — production caps and harmful chemicals


3. 석유화학 업계의 대응

주요 글로벌 석유화학 기업들은 협약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생산능력을 확대해 왔다. 다우, 엑슨모빌, BASF, 셰브런 필립스, 셸, 사빅, 이네오스 등 7개 기업은 협상 개시 이후 플라스틱 생산능력을 합산 140만 톤 늘렸으며, 협상 과정에 로비스트를 파견해 생산 규제 조항에 반대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참고: Cambridge Prisms: Plastics — petrochemical historical bloc


4. 한국 석유화학·포장 산업에 대한 시사점

한국은 연간 약 2,000만 톤을 생산하는 세계 4위 플라스틱 생산국이며, 석유화학 제품 수출액은 2023년 기준 약 420억 달러 규모다. 국내 생산량의 약 60%가 해외로 수출되는 구조여서, 협약에 구속력 있는 생산 감축 조항이 포함될 경우 폴리머 및 포장재 원료 수출 물량에 직접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한국은 고야망 연합(HAC) 회원국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으나, 자국 석유화학 산업 비중을 고려해 생산 감축을 명시적으로 지지하는 파나마 선언 등에는 선뜻 동참하지 않는 모호한 입장을 유지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참고: Cambridge Prisms: Plastics — Korea's ambiguous ambition


5. 무역·공급망 시사점

  • 협약 최종안에 생산 총량 규제가 포함될 경우, 폴리에틸렌·폴리프로필렌 등 범용 수지 원료의 국가별 생산 쿼터 배분 논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 우려 화학물질 목록에 특정 폴리머가 포함되면 해당 소재를 사용하는 포장재의 국가 간 수출입 요건이 강화될 수 있다.
  • 협상이 장기화되는 동안에도 개별 국가 단위의 EPR·재활용 의무화 규제는 별도로 계속 강화되는 추세여서, 국제 협약과 개별국 규제라는 이중 트랙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 다음 공식 협상인 INC-5.4가 2026년 말 또는 2027년 초로 예정된 만큼, 그 이전까지는 방콕 회의 등 비공식 논의 동향을 통해 쟁점별 합의 진전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